5일 오전10시, 44명의 종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속개한 ‘제175회 조계종 중앙종회(정기회)’는 ‘동국대 이사후보 추천 동의’와 중앙종무기관 ‘종무보고’ 안건을 신속처리한 후 대부분의 시간을 ‘종책질의’에 할애하며 이날 오후6시께 산회했다.
<사진설명> 지난 5일 속개한 제175회 조계종 정기중앙종회에서 종회의원 진화스님이 중앙종무기관에 대한 종책질의를 하고 있다. 김형주 기자
먼저 중앙종회는 회의 속개 후 오는 22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동국대 이사후보 추천과 관련,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제출한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후보 추천 동의의 건’에 대해 만장일치 통과시켰다. 이날 종회의 추천동의를 받은 동국대 이사 후보는 6명(스님3, 재가3)으로 △종상스님-성타 종성스님 △현성스님-성관 토진스님 △영담스님-효탄 수인스님 △황창규-조희영 유광진 △김재기-전순표 박종윤 △오영교-오영교 김규칠(이상 임기만료 이사-후보자) 등이 복수 추천됐다.
정기중앙종회는 이후 종무보고를 듣고 점심시간과 1차례의 15분 휴식시간 외에 마라톤회의로 의사일정을 진행하며 중앙종무기관 종책질의까지 안건처리했다. 특히 종책질의에서는 일부 민감한 사안이 치열한 공방의 대상이 되며 눈길을 끌었다. 활발한 논의가 펼쳐졌던 중앙종무기관 종책질의와 답변을 부서별로 요약했다.
# 총무원 총무부
총무부에 대한 첫 종책질의는 최근까지 진행됐던 ‘조선일보 구독거부 운동’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종회의원 진화스님은 “지금까지 조선일보 구독거부 신청 통계와 향후 방향”을 물었고 이에 대해 총무부장 원학스님은 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 결의 이후 최근 조선일보 사장 사과방문에 이르는 경과를 설명하며 “신청거부 통계는 추후 자료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진화스님이 “조선일보 사과방문에 대해 자사신문이 일언반구 안하는 데 이를 사과라고 볼 수 있느냐”고 비판하자 총무부장 원학스님은 “여러 불만이 있지만 불교신문을 비롯한 교계신문에서 조선일보가 총무원을 방문해 공식 사과했다는 보도가 나갔다는 자체만으로 조선일보에 요구한 뜻을 관철시켰다”면서 “추후에 조선일보가 불교관련 사항을 사실보도하고 불교 미담을 많이 보도해주겠다는 확답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조계종 총무부장 원학스님이 종회의원들의 종책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가산불교문화연구원 기획실장 현원스님의 속가 성(性) 정정 이유”를 묻는 종회의원 종호스님의 질의에 대해서는 한동안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왜 서면대답을 안했으며 성을 바꾸거나 법명 바꾸는 총무원의 절차는 무엇이냐”는 종호스님의 질문에 대해 원학스님은 “좀더 친절히 설명하기 위해 비워둔 것이지 대답하지 않으려 한 것은 아니다”고 맞서며 “통상적으로 성을 바꿀 때는 사회의 판결에 의해 바꾸게 되며 그런 사회적 절차를 거쳐 요청하면 해당부서는 종무회의에 안건상정해 타당하면 당연히 바꾸어주게 되어있고 이 스님의 승적처리부분은 언제든 담당자를 찾으면 해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종호스님의 질문을 두고 종무와 상관없는 개인 사생활을 논의할 수 있느냐는 종회의원과 합당한 종책질의라는 종회의원간의 팽팽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종회의장 자승스님은 “개인문제인데도 의안이 접수됐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사무처 책임자에게 시말서를 받을 것”이라고 일단락 지었다.
진화스님의 종무원 양성교육 기관 설립 필요성에 대한 질의에 대해 원학스님은 인재양성교육기관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며 “2008년에는 좀더 내실 있는 안을 만들어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흥천사 토지매매사건 해결방안을 묻는 종회의원 재현스님의 질의에 대해 원학스님은 “전 총무부장 스님이 11월 종회에서 해결의지를 밝히겠다고는 했지만 종단재산과 관련한 사안인 만큼 섣불리 처리할 사안이 아니므로 내년 3월 종회까지는 꼼꼼히 살펴서 해결방안을 만들어보겠다”고 설명했다.
종회의원 장명스님이 ‘종합 민원실 운영에 대하여’질문한 것과 관련 종회의원 향적스님은 추가질의를 통해 “종합 민원실의 업무처리가 거의 없고 관공서에나 있을법한 민원실이 조계종에 있는 것은 맞지 않다”며 폐지론을 주장하자, 원학스님은 “공감한다”며 “민원실 폐쇄나 다른 업무공간 활용 등의 결정을 고심해 내년 3월까지 시정됐다는 분명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겠다”고 확인했다.
이어 진행된 정범스님의 직할교구 활성화 방안을 묻는 질의에 대해 원학스님은 직할교구 활성화 의지를 밝히며 “민원실 공간을 직할교구 사무실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고 종회가 끝나면 운영위회의를 소집해 교구활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회의원 영담스님이 사설사암 분담금을 올리는 것보다 “직영사찰 관리”에 집중해야 않느냐고 질의하자, 원학스님은 “아직까지 직영사찰에서 보고받은 사실이 없으며 직영사찰은 종단에서 직접 관리하는 체계를 잡을 것”이라 전제하고 “그러나 사설사암 분담금 조절은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종회의원 학담스님이 “조계종조 도의국사 건립비”와 관련 “종조문제는 아직 학문적 검토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분야라며 “정통종단으로서 불교의 통일적 위상을 세워야지 종파불교에 구속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원학스님은 “신중하게 학술적으로 근거할 수 있는 쪽으로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 총무원 기획실
기획실 종책질의는 기획실장 승원스님 ‘개발제한 구역법 완화 등 국가법령 제도 개선 진행 현황’을 보고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승원스님은 “국회를 통한 규제법령개정이 어려워 대통령으로 바꾸자는데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현재 진행 중에 있다”며 최근까지 진행된 건교부와의 협의사항을 설명했다.
이어 “대중회의 설치 계획”과 “가산불교 기획실장 스님의 역할”을 묻는 종호스님의 질의에 대해 승원스님은 “대중회의 설치는 한번도 논의된 바 없으며, 종단이 사조직에 의해 좌우되는 일은 전혀 없다”고 못박고 “일부 지적하신 내용은 일체 없었다”고 말했다.
승려노후복지 해결방안을 묻는 종회의원 선문스님의 질의에 대해 승원스님은 “승려노후복지방안은 전 법장 총무원장 스님 때 세워진 방안이지만 관계부서와 논의해 빠른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차기종회까지 대안마련의 뜻을 밝혔다.
이어 지난 9월 통과된 승려법 개정이후 종령보완 및 제정을 묻는 종회의원 법진스님의 지적에 대해 기획실장 승원스님은 “너무 광범위해서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지만 필요하다면 관계법령을 제정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 총무원 재무부
재무부 종책질의는 주로 진행현황 보고를 발표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화왕십리 청연사가 기독교 업체인 에덴건설에 매각된 경위와 태고종과 분규관계인 사찰에 대한 진행상황을 묻는 종회의원 범해스님의 질문에 대해 재무부장 장적스님은 그간의 경과를 설명하며 “실제 이해당사자들과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지만 종단이 최대한 피해보지 않는 내에서 원만히 타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사를 예로 들며 부채가 수입보다 많은 사찰에 대한 대책을 묻는 종회의원 선문스님의 질의에 대해서도 재무부장 장적스님은 부채문제가 오래전부터 지적된 것임을 상기시키며 “총무부장스님도 종책질의 답변을 통해 직영사찰에 책임성 갖고 관리하겠다고 밝혔듯이 재무부와 종헌종법에 따라 이를 수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 총무원 문화부
대부분 문건으로 대체된 문화부 종책질의에서는 무형문화재 정책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동남아산 불상수입에 대한 대책이 논의됐다.
불교 무형문화재 정책을 묻는 종회의원 덕문스님의 질의에 대해 문화부장 수경스님은 “올 하반기부터 무형문화재 정책에 착수했으며 내년을 무형문화재 중심 정책 실천의 원년의 해로 삼아 장기적 안목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종회의원 성효스님이 중국 동남아산 불상수입에 대한 종단차원의 대책과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묻자 수경스님은 “동남아산 불상수입은 불교발전 저해와 불교미술의 쇠퇴, 문화재사찰이미지 훼손이라는 문제점이 있다”고 뜻을 같이하며 “현재로선 불교미술대전을 더욱 활성화하고 이를 통한 작가발굴과 작품 구입을 권유하는 한편 스님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이나 홍보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 총무원 사회부
사회부 종책질의에서는 ‘사패산 보상금’처리 문제가 집중 질의됐다. 우선, 적절치 못한 사패산 보상금 사용과 보상금을 받은 회룡사에 다시 보상금을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종회의원 종호스님의 주장에 대해 사회부장 세영스님은 “봉선사가 적절치 못하게 사용한 것을 알고 있고 이것이 바르게 쓰이도록 관련기관과 협의해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처리방안을 거듭 묻는 종회의원 지홍스님의 질의에 대해 세영스님은 “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는 만큼 그 목적과 보상 취지에 맞게 사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종회의원 무자스님은 “사패산 문제 같은 일이 터질 때면 불교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면서 “과연 그런 역할을 맡을 불교신문과 불교방송이 부수나 시청률에서 얼마나 되는 줄 아느냐”며 이에 대한 대안마련도 고민해줄 것을 덧붙이기도 했다.
# 총무원 호법부
승려법 시행 이후 종단 미등록 사찰에 대한 처리방안을 묻는 종회의원 범해스님의 질의에 대해 호법부장 정만스님은 “미등록사찰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처리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스님들의 사유재산을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어 어떻게 이를 시행할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종회의원 스님이 “별장보다 더 좋은 집을 짓고도 부처님을 모시지 않으면 이는 승려법에 저촉되지 않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 호법부장 정만스님은 “그렇기 때문에 승려법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통과됐으니 이를 잘 집행하기 위한 시행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패산 보상금 잘못 사용에 대한 호법부 처리를 묻는 지홍스님의 질의에 대해 정만스님은 “사패산 문제를 비롯해 범어사, 백담사 등 종도들의 의문을 갖는 사건에 대해서는 종헌종법에 의거해 명쾌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교육원 불학연구소
총무부와 기획실에 이어 교육원에서도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 대한 질의가 계속됐다. 종호스님은 “가산불교에 매년 1억씩 지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느냐”는 질의를 했고 이에 대해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현종스님은 “1000만 원 이상 지원한 단체라면 반드시 감사가 진행된다”고 답했다. “지원단체인 가산불교의 재산현황”을 묻는 종회의원 광조스님의 질의에 대해 현종스님이 “알 수 없다”고 말하자 “산하기관이 건전하게 운영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느냐”며 “예산편성과 예산규모 변동을 파악해 3월 종회에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 포교원
포교원에 대한 종책질의는 포교부장 해임건의가 몇몇 종회의원 입에서 오르내리는 등 집중적 비난이 쏟아졌다. 진화스님이 “포교사단과 사찰의 밀접한 연계를 가로 막는 현실”에 대해 질타를 한 데 이어 종회의원 성묵스님은 지난 임시종회 때 제출을 요구했던 선포교사에 대한 답변이 불성실함을 지적하며 “왜 올해 선포교사 예산이 실행되지 않았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한때 성묵스님은 종회사무처장을 통해 중앙종회법의 교역직 종무원 해임 내용을 낭독하게 하기도 했다.
이어 종회의원 대오스님도 “선포교사에 대한 충분한 포교인식과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난하고 “일부 종회의원들이 포교부장 해임건의안에 서명했다”며 거듭 선포교사 제도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포교부장 동범스님은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며 “동국대 선학과와 함께 신속한 시행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