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종교역기능 도 넘었다- 카이스트조차(미디어붓다 불기2555(2011)-02-11)   2011-02-11 (금)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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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미래 책임진 카이스트가

창조과학자에게 명예박사 주는 세상


[이학종 칼럼] 한국사회 종교역기능 도 넘었다
교수들도 “세계가 우리 연구결과 믿겠나” 탄식

한국사회에서 기독교, 또는 거기에 편승하는 이해집단의 망령적 흐름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확산 중이다. 정치와 경제, 문화, 학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몰아치고 있는 기독교 광풍이 급기야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이어야 할 분야인 과학기술 분야까지 그 손길을 뻗쳤다.

서울을 하나님께 바치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 마당에, 한국사회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할 줄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기는 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 당혹스러울 정도다.

지난 8일 카이스트는 ‘창조과학회’라는 한 개신교 단체의 설립자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성과 논리, 상식과 원칙의 마지막 보루여야 할 카이스트에서 세계적으로 조롱거리 취급을 받는 창조과학자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주겠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창조과학회라는 기독교 단체가 활동을 시작한 것은 30년 전인 1981년이다. 이 단체는 “인간, 생물체, 우주에 내재된 질서와 조화가 우연이 아닌 지적 설계에 의한 창조물임을 과학적으로 증거하고 있으며, 이 시대가 만물의 기원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고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며 경외하도록 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단체가 표방하는 미션은 ‘창조신앙의 회복’이다. 다윈의 진화론 이후 사실상 폐기된 것과 다름없는 창조론을 어떻게든 회복해보려는 기독교 신봉 과학자들의 안간힘을 이 단체의 활동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단체는 “복음전파의 대로를 수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무신론과 인본주의적 진화론으로부터의 창조 신앙의 회복이 있어야 한다”며 “이 시대의 복음 전파의 커다란 장애물인 진화론의 과학적 허구성을 밝히고 창조의 과학적 증거들을 드러냄으로써 창조의 신앙을 회복하게 하는 일은 복음을 전하는 선교 사역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임을 선언한다.

이 단체는 창조신앙의 회복을 위해 ‘교육개혁과 창조과학관 설립’을 목표로 정해놓고 있다. 교육개혁이란, 창조론적 교육의 개혁을 말하는데, 현재 진화론만 가르치고 있는 공교육기관에서도 과학적 증거를 통해 창조론을 가르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바로 이 단체의 설립자이며 회장을 지냈고 핵심적으로 간여해온 한동대 김영길 총장(72)에게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기술의 인재를 양성하는 국립대학인 ‘카이스트’가 오늘(11일) 학위수여식에서 명예박사(경영학) 학위를 수여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같은 이 대학의 젊은 과학자들이 “카이스트의 자기 모순”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고 한다.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박진현 교수(31)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와 교내 게시판에 게재한 교수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어제 우연히 이번 학위 수여식과 관련된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들었다. 다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나는 카이스트가 한동대 김영길 총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 이유로 “김 총장이 한국창조과학회의 설립자로서 오랜 기간 대표로 활동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각종 미신과 비과학으로부터 과학과 진리의 보루가 돼야 할 카이스트에서 김 총장에게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라며 “세계의 과학자들이 우리의 결정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우리 대학의 연구결과를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그는 “과학자들이 모인 대학에서 ‘사이비 과학 전도’를 주 목적으로 하는 단체 설립자에게 학위를 수여하려 하고 있다. 난 카이스트에게 이보다 더한 악몽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이비 과학에게 학위를 주는 것은 카이스트의 자기 모순이다”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의 글이 교내에 알려지자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도 10일 성명을 내어 “명예박사 학위제도는 수여하는 기관이나 수여받는 당사자나 한 점의 의혹 없이 해당 학교 구성원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사회 구성원의 축복과 갈채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지난 8일 낸 보도자료에서 김 총장의 공적으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과학기술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꼽았다. 보도자료의 내용대로라면 카이스트가 창조론을 과학기술교육의 새로운 지평으로 평가하는 것이 된다. 문제의 심각성이 여기에 있다.

아무튼 이번 박진현 교수의 지적으로 한국에서도 “창조 과학이 공교육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논란이 점화될 전망이다. 이 문제에 대해 불교계가 침묵해선 곤란하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카이스트를 바로잡는데 앞장서야 하고, 우리 과학기술의 미래가 사이비 과학으로 오염되는 것을 차단해야 할 것이다. 결코 작은 이해에 일희일비해서도 안 되며, 쉽고 편하게 사는 길을 선택해서도 안 된다. 어렵더라도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건전한 양식을 가진 인재를 지원하고 양성하는데 제발 힘을 모아야 한다.

장로대통령 취임 이후 각 분야에서 지나치게 광분하고 있는 한국기독교도 이제 정신을 차리고 이성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 행동으로 더 많은 국민들이 불편해하고, 불쾌해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주기 바란다.

“기독교가 현실적 이권과 너무 결탁돼 있는 게 문제다. 정치권력과 종교가 유착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한국 기독교의 패망으로 이어진다. 그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재미를 볼지 모르지만 한국 기독교 전반의 부정적 함수로 작용한다. 기독교인들이 너무 미래를 모른다. 전세계적으로 기독교 인구는 줄어드는 추세고, 유럽의 젊은이들은 교회를 나가는 이들이 없다시피 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신앙이 강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자본주의에서 선택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마치 중세인 줄로 착각하고 있다. 사회 체제를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불가능하다.”

최근 한신대 교단에 서게된 도올 김용옥 교수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한국 기독교를 향한 일침은 현 시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카이스트(KAIST)는 본연의 의무인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카이스트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40년 전 KAIST는 국민들의 노력으로 세워진 국민의 대학으로, 우리는 국민의 삶의 질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연임 인사말을 통해 “새로운 여정의 출발선에 서 있는 지금이야 말로, 지난 4년을 냉철하게 평가해보고, 앞으로 KAIST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수립할 수 있는 적기”라고 밝힌 바 있다.

상식적으로 터무니없는 주장을 늘어놓는 이른바 ‘창조과학자’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는 것이 지난 4년을 냉철히 평가하고 내린 카이스트의 나가갈 방향이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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