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승 선거권 제한’ 무산…4대강중단 결의문도 외면
제14대 조계종 중앙종회의 마지막 종회가 될 제184회 중앙종회 임시회가 6일 회기 하루 만에 폐회했다. 거주승의 선거권을 제한토록 한 법안은 격론 끝에 15대 종회로 이월키로 결의했다.
호법부장 임명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종회는 20분간 휴회한 뒤 오후 4시 속개하고 의사일정을 변경해 선거법 개정안을 우선 다뤘다.
‘중앙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과 ‘교구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은 서류상 주민등록을 옮겨두는 방법으로 선거인 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주승’의 선거권을 제한하고 후보자 및 선거인에 대한 자격심사 권한을 법제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중앙종회의원선거법은 ‘당해 교구에 주민등록상 2년 이상 거주승’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교구종회의원선거법에서도 ‘1년 이상 거주승’을 선거인명부 작성 기준으로 삼고 있다.
“거주승 폐혜 심각” vs “시점 부적절”
종회에서는 이 같은 개정안을 두고 한 시간 넘게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거주승 제도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므로 2011년부터 시행한다는 부칙을 달아서라도 개정해야 한다는 측과, 종회의원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진화스님은 “거주승 제도를 악용해 선거의 폐단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나, 본사재적특별법이 있는 만큼 한 번 더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고, 지홍스님은 “쫓기듯이 이번 종회에서 다루지 말고 다음 회기로 넘기자”고 말했다.
향적스님도 “거주승 문제는 스님들의 생존권이자 기본권의 문제이므로 공청회도 해서 종도들의 합의를 도출한 후 다루어도 늦지 않다”며 “선거 한 달 전에 선거법 문제를 다루는 것은 종도들이 정치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개정안을 15대 종회로 이월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개정안을 제안한 스님들의 뜻은 완고했다.
일문스님은 “선거 앞두고 법 개정이 이뤄져 혼란스럽다면 부칙에서 시행 날짜를 2011년 1월1일부터로 정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무애스님은 “이 법은 180회 중앙종회에서부터 이월됐다. 상임분과회의에서도 만장일치로 동의됐던 부분이므로 시행 시점을 이번 선거 이후로 정하면 될 것 아니냐”고 재차 제안했다.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일부 스님들은 “표결로 결정하자”고 주장했으나 종회의장 보선스님이 “가부처리하면 마지막 종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다는 모습을 보일 수 있으니 거주승 문제는 제외하고 합의된 조항만 통과하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결국 중앙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과 교구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은 거주승의 선거권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후보자 자격심사와 무효투표 등에 관한 부분만 개정하는 것으로 합의한 뒤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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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문스님이 본회의에서 <중앙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 제안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직능대표 분야ㆍ의원수 조정안 ‘철회’
다음으로는 직능대표 종회의원 선출의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분야별 의원 정원을 조정하는 ‘ 중앙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직능대표)’이 다뤄졌으나 이 법안은 “종도들의 의견 청취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인해 제안 철회됐다.
개정안에서는 직능대표 중 율원과 강원을 ‘교육’ 분야로, 법제와 행정을 ‘행정’으로, 사회와 문화를 ‘사회문화’로 각각 통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의원수도 선원 2명, 교육 3명, 포교 4명, 사회문화 4명, 복지 3명, 행정 4명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해당 분야 스님들의 생각을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제안자 일문스님은 결국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날 총 10개의 종법 제개정안을 다룬 종회는 오후 5시40분 경 회기를 단축하고 폐회했다.
‘4대강중단 결의문’ 끝내 외면
이에 따라 △종무보고 △종책질의 △상임분과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활동보고 △해인사현안문제파악을위한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제23교구본사관음사관련소송및채무해결을위한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다솔사 교구 관할 확인의 건 등은 다루지 못했다.
지난 종회에서 채택되지 못한 ‘4대강 사업 중단에 대한 결의문 채택의 건’은 이번 종회에서도 끝내 종회의원들의 외면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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