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특위·군승 참종권 성과 (불교포커스 2010-11-18)   2010-11-18 (목) 19:36
오워린   8,746



인사특위·군승 참종권 성과
[제185회 정기중앙종회 결산] 종책질의·종무감사는 여전히 부실

지난 16일 폐회한 제185회 정기중앙종회는 제15대 중앙종회의원 선거 이후 열린 첫 종회였다. 초선의원이 전체 의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 여느 때보다 관심을 모았다.

지난 9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된 개원식으로 시작된 이번 종회에서는 인사심의특별위원회 구성과 군승 참종권 보장을 위한 종법 개정 등 몇 가지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쇄신을 기대하는 목소리와는 달리 각 위원회 인사에서는 종책모임간 ‘나눠먹기’라는 구태가 여전했으며, 종단 대의기구이자 종권 견제와 감시의 핵심기능인 종책질의와 종무감사는 여전히 부실했다.

이번에 구성된 인사심의특별위원회는 중앙종회에서 선출, 동의, 위촉하는 각종 종정기관 위원에 대한 인사 청문역할을 하게 된다. 중앙종회를 거치는 종정기관 위원은 교육원장, 포교원장, 호계원장, 초재심 호계위원, 법규위원, 중앙선거관리위원, 소청심사위원, 고시위원, 계단위원, 원로의원 후보, 호법부장 등 종정과 원로의원, 원로의장, 총무원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정기관이다.

최소한 인사검증 절차 마련 성과

그동안 종립학교관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 등 주요 종정기관 위원을 선출하면서 별도의  검증과정 없이 각 종책모임간의 협의를 통해 선출되어 오던 것이 관례였다. 이번 인사심의특별위원회의 구성은 이같은 관행에 한 단계 검증절차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법안스님은 "인사심의특위는 종정기관 의원선출 과정에서 최소한의 검증절차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종회 인사심의특위는 이날 오전 본회의 개회 직후 종립학교관리위원 선출에 앞서 '인사 심의과정이 부족하다는 무소속 지홍스님의 제안에 따라 구성됐다. 그러나 이번 종회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

무소속 종회의원 법안스님은 “종회 개원에 앞서 인사심의특별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해 각 종책모임에 지속적으로 필요성을 설명해 이뤄졌다”면서 “성과에 따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인사까지 검증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사검증 과정을 종회 내 특위 차원이 아닌 종법으로 강제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심의특별위원회는 무소속인 지홍스님을 위원장으로, 주경 일문 덕문 원경 태관스님 등 각 종책모임 종책위원장과, 의장단이 추천한 태연 대오스님, 비구니 일운스님 등 9명으로 구성됐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지홍스님은 “특위가 종책모임을 중심으로 구성돼 이해관계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위가 정한 원칙에 따라 걸러진 인사는 어떠한 종책모임이라도 반드시 수용한다는 확답을 받고, 인사심의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독신 비구 군승 참종권 회복

군승에게도 종단의 총무원장 선거와 종회의원 선거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참종권을 부여한 ‘군종특별교구법’ 개정도 이번 종회의 성과다.

정범스님을 비롯해 현조, 일문, 정산, 토진, 주경 스님 등이 발의한 ‘군종특별교구법 개정안’은 “군승은 복무기간 동안 승려법 제33조의 선거 및 피선거권을 제한한다”는 현행 안을 개정해 “구족계를 수지한 독신 비구 군승은 제한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삽입했다.

   
▲ 종립학교관리위원 선출 개표 모습.
이번 종법 개정은 지난해 3월 제180차 임시종회에서 종헌 개정을 통해 군승의 독신규정 예외조항 삭제의 후속 조치로 독신 비구 군승들에게도 조계종의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의무를 함께 부여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군승장교의 종단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군포교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발의자 정범스님은 “독신 비구가 군에 파견됐다는 이유만으로 종단 승려로서의 기본권인 참종권을 제한하는 것은 종헌 위배 사항이었다”며 “이번 종법 개정으로 군승들도 종단의 기본권이 회복되어 종단 구성원으로 포교에 임할 수 있게 됐다”고 개정을 환영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185회 중앙종회 정기회는 그동안 지적되어 온 문제점들이 여전히 드러났다. 동국대학교 이사 후보 추천권을 가진 종립학교관리위원 선출에는 소신보다는 종책모임 간 나눠먹기가 여전했다. 6인을 선출하는 종립학교관리위원 선출에는 사전 합의가 틀어지면서 투표를 통해 다득표 순으로 선출하는 과정을 겪기도 했으며, ‘1석이 배정된’ 비구니 위원의 경우 9명의 비구니스님 간에 조정에 실패해 비구니 종회의원 스님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일부 종회의원스님은 발언권 획득 없이 수차례 고성으로 출석의원 계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본회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포함해 발언을 한 의원스님은 출석한 77명의 중앙종회의원 중 10여명에 불과했다. 4선의 한 종회의원스님은 “몇몇 스님들이 큰 목소리로 본회의를 좌지우지 하듯 하니 초재선의 후배스님들은 주눅이 들어 발언을 하기도 힘든 모양새”라며 “이러한 문제점은 의장단이 발언권을 적절히 조절해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종책질의는 사전에 제출한 것만?

대의 감시기관인 중앙종회의 중요 역할인 종책질의는 여전히 낙제점이었다. 종회 개원 전에 종책질의서를 제출한 종회의원은 고작 6명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종무기관의 답변 역시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

   
▲ 오심스님은 "포교원장에 대한 예우가 부족하다"며 포교원 예산의 증액을 강하게 요구했다.
본회의에서 일부 의원스님은 “시간이 없으니 종책질의는 문서로 대체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스님들이 “대의기구인 중앙종회가 종책질의를 그렇게 대충 넘겨서는 안된다”며 반대해 중앙종무기관 각 부실장을 출석시켜 종책질의를 진행했다.

총무부 종책질의에서 종회의원 성직스님 등이 “분한신고를 하지 않은 2천5백 명 중 비구 비구니 어느 정도 되는가”라는 물음에 총무부장은 “아직 통계가 없다”고 답했다. 이미 분한신고를 9월 초 마감하고  승적말소 공고도 10월에 나간 상태임에도 ‘통계가 없다’는 답변이었다.

종회의원 혜일스님 등이 지난 10월 중앙종회의원 선거과정에서 “총무부의 업무처리 혼란으로 후보자격을 잃은 스님이 있다”며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자 “거기서 보류됐던 사람들은 기한 내에 서류를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말소”라고 답변했다.

질의와 답변이 이어지자 보림회 소속 무애스님은 “종책질의는 원래 개원종회가 아닐 경우, 종회 회기 5일 전에 접수된 안건만 접수 받는 것”이라는 엉뚱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중앙종회법>은 특별히 총무원장 등 종무위원의 출석을 요구한 경우 미리 질문요지를 중앙종회의장에게 제출하고도록 하고 있으나 종책질의를 위해 출석한 종무위원에게 '5일전 미리 제출한 질문에 한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회 전에 종회사무처가 종책질의서를 접수 받는 것은 원활한 회의진행을 위한 것이다.

상임분과위‧특별위원회 활동보고 역시 ‘문건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에 밀렸다. 대체하자는 ‘문건’인 ‘활동보고서’ 조차 배포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총무분과위원장 주경스님은 “총무분과 위원장으로서 매 안 맞으면 벌이 없다고 생각. 집행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한데, 문건도 배부 안 되어있는데 문서로 대체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종회의장 보선스님은 “상임분과 활동보고는 문건으로 대체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종회의장 보선스님은 15대 전반기 종회의장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15대 종회에서는 종책질의를 강화하고 각 상임위 활동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었으나 첫 종회부터 지켜지지 않았다.

종정감사 받는 사찰도, 하는 종회의원도...

의욕적으로 진행한 종무감사 역시 피감기관인 본사와 종정기관의 비협조와 일부 중앙종회의원의 불성실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종정감사특위 위원장 지현스님은 10~14일 진행된 종정감사 결과보고에서 “교구본사 및 직영사찰, 특별분담사찰 등 76개 사찰을 대상으로 10개 반을 구성해 감사를 진행했다. 이번 감사는 종회 기간 중 결성됐는데, 앞으로는 수검대상 사찰에서 종정감사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하며,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종정감사는 3년 만에 실시됐다.

 
   
수검기관의 준비 부족은 감사가 급작스레 진행됐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종회의원 주경스님은 “감사 준비는 고사하고 평소 장부정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찰도 있었다”고 지적하고 “감사는 종단과 사찰 발전을 위해 절대 생략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감사 2반장을 맡았던 무애스님은 “감사2반은 수도권 7개 사찰을 다뤘는데 서울 경국사의 경우 주지의 입원 등을 이유로 종정감사를 하지 못했다. 재감을 집행부에 위임했으나 종정감사을 거부한 사찰에 대해서는 징계를 결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장이었던 무애스님은 첫 번째 감사 사찰인 전등사를 제외하고는 감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감사에 참여한 다른 종회의원스님이 귀띔하기도 했다. 감사를 받는 사찰이나 감사를 하는 사람이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중앙종회는 총무원에 재검을 위임했으며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재검이 실시된다.

이번 정기중앙종회는 총무원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의 내년도 예산을 의결하는 종회였다. 그러나 총무원이 제출한 불기2555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은 '본회의에 앞서 재정분과에서 심의를 거쳤다'는 이유로 금액을 읽어 내려가는 수준에서 별다른 토론이나 첨삭 없이 그대로 통과됐다.

한 종회의원 스님은 "종회의원 스님들이 예산서를 보고 분석할 능력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검토하려는 의지도 부족하다"며 "내년부터는 중앙종무기관의 예산안을 분야별로 분리해 해당하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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