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연령 제한 율장 어긋나…폐지해야” (법보신문 불기2555(2011)-02-24)   2011-02-25 (금)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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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연령 제한 율장 어긋나…폐지해야”

주경 스님, 24일 ‘청소년·인행출가제도’ 도입 제안
교육위원장 법안 스님 “여론수렴 제도 개편 추진” 2011.02.24 20:38 입력 발행호수 : 1086 호

 

▲조계종 교육위원회(위원장 법안 스님)는 2월24일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출가종책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재 조계종의 상황은 말라가는 연못 속, 생명력이 고갈되어 가는 물고기처럼 출가자의 절대적 감소와 고령화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불교의 미래, 신심과 원력을 가진 출가자 확대를 위해 연령제한을 폐지해야 한다.”

지속적인 출가자 감소 현상이 승가와 종단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불교의 미래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문제 해결을 위해 출가연령을 제한하는 현행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계종 중앙종회 총무분과위원장 주경 스님은 교육위원회(위원장 법안 스님)가 2월24일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개최한 ‘출가종책세미나’에서 출가자 확대를 위해 종법상 15~50세로 제한한 출가연령 규정의 폐지를 주장했다.

‘청소년 및 인행(因行)출가자 수계제도 도입’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주경 스님은 “현재 조계종은 출가연령을 15~50세로 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출가연령을 제한하는 것은 율장의 근본정신에 어긋날 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중들도 연령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불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을 갖춘 출가 희망자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며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가운데 출가 희망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청소년출가제도’를 도입하고, 50대 이상을 위한 ‘인행출가제도’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경 스님이 제시한 청소년출가제도는 전통적인 동진출가와 같이 사찰에서 생활하거나, 속가에서 생활하지만 방학기간 종단에서 마련한 연수교육에 참여해 향후 출가수행자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또 인행출가제도는 50대 이상 발심자를 위한 특별 출가제도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구족계를 수지하면 종단의 수행기관에서 정진할 수 있으며, 전법과 교화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종단의 국장 이상의 종무원 및 각종 위원, 종회의원 등에 출마할 수 없고, 종사 이상의 법계를 품수할 수 없는 등 권리가 제한된다.

이에 대해 지정토론자로 나선 종회의원 덕문, 정범 스님과 홍사성 조계종 교육위원은 청소년출가제도 및 인행출가제도 도입에 적극 동의를 표했다. 그러나 실효성 제고를 위해 보다 완화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덕문 스님은 “출가자의 수적 감소의 대안뿐 아니라 질적 제고를 위해 청소년출가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러나 종법에는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요구, 사실상 동진출가의 길을 막고 있다”고 청소년출가제도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종법상 출가연령은 15세 이상으로 규정돼 있지만 제한 규정에 의해 사실상 19세 이상이 돼야 출가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청소년출가제도의 완성을 위해서는 학력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스님의 주장이다.

홍사성 교육위원은 “평등을 추구하는 불교에서 출가연령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승단이 제도화·권력화 됐다는 반증”이라며 “출가연령 제한 규정의 철폐 주장은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늦은 나이에 출가했다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리와 의무는 고시와 법계에 따라 부여될 사항으로 원천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청소년출가제도도 학생들에게 종교적 신심과 신념을 심어 스스로 출가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이 아닌, 종단이 나서 출가를 장려하는 것은 재고돼야 할 점으로 거론했다.

정범 스님도 “가톨릭, 원불교 등 이웃종교의 경우 청소년 담당 소임자를 두고 향후 성직자로 육성할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관리·육성하고 있다”며 “50세 이상의 발심자를 위해 승단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교의 미래를 위해 청소년들이 출가를 결심할 수 있는 교계의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청소년출가제도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의 뜻을 밝혔다.

스님은 그러나 출가인구 감소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현재 출가자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적정 출가자 수를 추정하고, 향후 육성해야 할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범 스님은 “교육원에 따르면 10년 전과 비교해 출가자 수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는데 과연 감소한 만큼 출가자 수가 부족한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접근은 불교의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에 참가한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은 출가에 대한 정서적 거리감을 줄일 수 있도록 어린이, 중학생, 고등학생 등 연령별 출가학교를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또 고양 흥국사 주지 대오 스님은 출가자 감소는 근본적으로 스님들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승단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교육위원장 법안 스님은 “출가자 감소는 우리사회의 고령화, 출산감소 등 외적요인도 존재하지만 내적요인도 적지 않을 것”며 “연령, 학력, 장애 등 이미 사회에선 사라진 차별에 대한 부분을 포함해 출가제도에 대한 다양한 여론을 수렴, 출가제도의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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