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니 통했다 (현대불교 2555-05-23)   2011-05-24 (화)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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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니 통했다
기도로 조계사 대중 움직인 정범 스님
2011년 05월 23일 (월) 09:48:38 박기범 smile2@hanmail.net

   
▲ 정범 스님은 조계사의 협력이 내포 가야산 성지화 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방사찰과 중앙 사찰의 다양한 협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한국불교 총본산인 조계사가 내포 가야산 성역화 사업에 협력한다니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것 같습니다.”

정범 스님(옥천사 주지)은 조계사의 협력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며 내포가야산 성역화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님은 1월 13일부터 조계사 주차장 입구에서 민족문화 수호 발원을 위한 100일 천막정진을 가진 바 있다. 천막 정진 기간 동안 스님은 민족문화수호를 위해 교계가 나아갈 방향을 더 많은 대중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100일 정진을 회향할 때쯤 조계사에서 정범 스님을 찾아왔다. 내포 가야산 성역화 사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알린 것이다. 스님은 처음에는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지방본사와 중앙 사찰이 공통 사안에 협력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조계사는 민족문화수호결의대회 후 조계사가 할 수 있는 ‘문화결사’ 실천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

1982년 수덕사에 입산해 사미계를 수지한 스님에게 수덕사와 내포 가야산은 고향과 같은 곳이다. 스님은 2007년부터 내포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내포 가야산은 수년째 ‘내포 문화권 개발’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충청남도는 문화유적지 간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2차선 도로를 개설하고, 마애삼존불 앞에 터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가야산 관통도로 사업은 인근에 지방도로가 있어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개발을 바라보는 정범 스님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환경적으로나 불교계로 봤을 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개발입니다. 문화에 대한 인식도 결여돼 있는 각 종 사업들로 내포 가야산은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내포 가야산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2007년부터 ‘백제의 미소길 걷기 산행’을 실시하고 있다. 지자체가 ‘이용 편의성’을 근거로 추진하려는 도로 건설보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지금 있는 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뜻이 담긴 산행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송전철탑 공사는 한국전력과 가야산연대가 공동으로 조사팀을 조직해 정기적인 활동을 펼치는 협의서를 채택했다. 또한 골프장 건설 계획은 철회됐다. 이제 가야산 관통도로가 가장 큰 과제로 남은 상황에서 조계사가 지방본사와 협력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가야산 대찰 2곳이 폐사가 된 상황에서 이를 복원하고, 관련 자료들을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과 지역이 협력해 불교계 스스로가 나서서 복원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입니다.”

정범 스님은 내포 가야산이 한국 불교의 고난을 상징하는 불교 성지라고 강조한다. 내포 가야산에는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국보 제84호인 서산마애삼존불이 위치해 있다. 또한 통일신라시대 화엄십찰의 하나로 고려 광종 때 왕사였던 법인국사가 주석했던 보원사가 있던 곳이다.

그러나 보원사는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으로 소실돼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가야사도 남연군 묘가 돼버린 채 터만 남아 있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곳이다. 이런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마애삼존불은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며 부처님의 자애로운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정범 스님은 불자들이 내포 가야산의 이런 역사성을 이해하고, 살아있는 성지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자들의 깨어있는 의식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국가 권력에 의해 폐사된 사연과 흔적을 오늘날 한국 불교 발전을 위한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종교편향이나 불교 폄훼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 성지가 가야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겉이 화려한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역사성과 이야기가 있는 성지가 바로 내포 가야산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내포 가야산 살리기가 한국 불교 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내포 가야산 살리기가 종교뿐만 아니라 문화적 차원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또 환경과 문화유산을 지키는 노력이 불교 발전을 위한 길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했다. 인간은 본래 자연과 더불어 사려는 본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 곳곳에서 개발이 진행될수록 자연을 찾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불교는 ‘숲의 종교’라고 불릴 만큼 자연 친화적이기 때문에 숲과 문화유산을 잘 지켜나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불교의 가치를 인정할 것이라는 것이 스님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정범 스님은 불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환경과 문화에 대한 기본적 소양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스님과 재가자들이 숲 해설가, 문화해설사라는 생각을 갖고 소양을 갖춰야 합니다. 사찰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불자 청소년들에게 어려서부터 지역 내 사찰과 문화재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스님들도 1인 1문화재 지킴이 및 연구 활동을 해야 합니다.”

정범 스님은 이런 역사성과 상징성을 가진 내포 가야산을 불자들에게 알리고 지킴이 활동에 동참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호소해 왔다. 2007년에는 산 중턱에 천막을 치고 기도 정진에 들어가기도 했다. 스님은 가야산 개발을 막는 것이 출가 본사의 은덕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런 진심어린 활동이 조계사 앞 100일 정진에서도 이어지면서 조계사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이번 협력으로 인적ㆍ물적 자원이 풍부한 중앙과 많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는 지방이 소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중앙사찰의 협력을 절실히 원하는 수많은 지방사찰들이 계속해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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