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중심제’ 앞세워 개혁 입법 줄줄이 폐기 (법보신문 2012-03-29)   2012-03-30 (금)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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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중심제’ 앞세워 개혁 입법 줄줄이 폐기
중앙종회, 종헌·사찰부동산관리법 개정안 부결
산중총회법·통합선거법, 논의 한번 못하고 이월
 
 
▲조계종 중앙종회가 3월29일 제189차 임시회를 열어 종헌종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교구본사의 이해관계를 우선 앞세운 일부 종회의원들의 반대 논리에 밀려 개혁 입법들을 줄줄이 부결 시켰다.
 
 
조계종 종헌종법제개정특별위원회(위원장 법안 스님) 등이 추진한 개혁 입법들이 교구본사의 이해관계를 우선 앞세운 일부 종회의원들의 반대논리에 밀려 줄줄이 부결시켰다.

중앙종회는 3월29일 제189회 임시회를 열어 교구본사의 대의기구인 교구종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종헌개정안을 논의했지만 표결 끝에 부결시켰다. 또 사찰부동산 처분 수익금을 모두 총무원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사찰부동산 관리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교구본사 중심제’를 앞세운 종회의원들의 반대 논리에 밀려 폐기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임시회에서 최대 쟁점이 됐던 산중총회법과 통합선거법 개정안은 “교구본사주지 스님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논의조차 해보지 못한 채 차기 종회로 이월됐다.

중앙종회는 이날 오전 종헌종법특별위원회(위원장 법안 스님)가 6개월간의 논의 끝에 본회의에 상정한 종헌개정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지만 재적의원 81명 가운데 56명이 참석, 44명만이 찬성하는데 그쳐 재적의원의 3분의 2(54명)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다.

종헌종법 특위가 지난 6개월간의 논의 끝에 성안한 종헌 개정안은 교구종회가 대의기구로서 교구본사주지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도록 그 위상을 크게 강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교구종회의 위상 강화를 위해 그 동안 교구본사주지가 당연직 교구종회 의장을 맡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고, 교구종회의원의 호선으로 선출하도록 했으며 교구종회의원도 재적승의 비례에 따라 31인 이내로 선출하도록 했다.

이는 교구종회가 교구본사 주지 스님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견제와 감시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교구종회가 교구를 대표하는 대의기구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복원하도록 하자는 의미였다. 

특위위원장 법안 스님은 “그 동안 본사 주지가 당연직 의장을 맡고 교구종회의원도 본사 주지의 영향을 받는 본말사 주지 등으로 구성됨에 따라 교구종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심지어 본사 주지가 전횡을 해도 아무런 견제와 감시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교구본사주지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될 것을 염려한 탓인지 중앙종회는 끝내 부결시켰다. 종헌개정안이 부결되면서 함께 다룰 예정이었던 교구종회법 개정안도 자동 폐기됐다.

중앙종회는 또 이날 오후 속개된 회의에서 일문 스님 등이 대표 발의한 사찰부동산관리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교구본사의 이해관계를 내세운 일부 종회의원들의 강한 반대에 밀려 끝내 폐기됐다.

일문 스님이 발의한 사찰부동산관리법 개정안은 사찰토지처분금을 총무원 재무부로 모두 이관해 종단이 추진하는 목적사업기금으로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사찰토지처분금을 각 본사에서 예치할 경우 금액이 소규모로 분산돼 효율적 집행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정기종회에 상정됐지만 교구본사주지 스님들의 의견 청취를 이유로 이월, 3월 임시회에서는 반드시 처리하기로 약속했던 법안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법이 상정되자 종회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법광 스님은 “해당 교구본사도 목적사업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단 목적 사업을 이유로 사찰토지처분금을 총무원에 집중시키면 교구본사는 목적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 성직 스님은 “현재 조계종은 교구본사중심제로 운영되고 있다”며 “사찰부동산관리법이 제정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시행도 해보지 않고 개정안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 법이 통과되면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의 서명을 받아 다시 돌려놓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일문 스님은 “지난 3월 중순 종단 지도자연수에서 진각종과 천태종이 단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모든 재원을 중앙에서 관리해 적절하게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각 교구본사별로 사찰토지적립금을 예치하면 분산되는 단점이 있어 이를 총무원에서 목적기금으로 조성해 신도시 포교당 건립 등에 사용하자는 취지”라고 이해를 구했다.

또 제정 스님은 “우리도 토지처분적립금의 사용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고려해야 할 때”라며 “교구본사별로 개별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총무원에서 기금을 조성해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찬성의 뜻을 보였다.

그럼에도 성월 스님은 “교구본사 차원에서도 신도시 포교가 가능하다”며 “교구본사의 재산임에도 총무원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종회의장 보선 스님은 찬반 의견을 물었고, 찬성 16표, 반대 24표로 사찰부동산관리법 개정안은 폐기됐다.

종앙종회는 이어 이번 임시회의 최대 쟁점이었던 산중총회법과 통합선거법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교구본사주지 등의 의견을 더 청취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차기 종회로 이월했다.

종회의장 보선 스님은 “지난 종단지도자연수에서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산중총회법과 통합선거법에 대해 협의한 후 처리하기로 약속을 한 바 있다”며 “교구본사주지 스님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차기 임시회를 다시 열어 처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장적·법안 스님은 “통합선거법 제정안과 산중총회법 개정안은 종단 안팎에서 관심이 집중된 법안”이라며 “그럼에도 논의조차 않고 이월하는 것은 중앙종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다수의 종회의원들이 이월하기로 동의함에 따라 결국 이월됐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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