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기획실장 정만스님, 포교원장 지원스님, 종회의장 보선스님, 호계원장 법등스님,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스님,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토론하는 모습.
조계종 승가교육진흥위원회(위원장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이 한국불교발전과 승가교육 혁신을 위해 지난 1년간 이어온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대토론회’가 오늘(12월21일) 12번째 법석을 끝으로 회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한국불교 중흥의 길을 향하여’란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교육원장 스님은 지난 11번의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크게 두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한국불교가 1000년 전에 형성된 종파불교를 벗어나 현대불교적 회통불교로 정립돼야 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조계종이 이념이나 종교적 가치를 구현하는 단체일 뿐만 아니라 사찰, 교구, 종단을 관리 운영해야 하는 교단임을 고려해 종단운영 시스템의 일대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조계종은 한국불교의 유일무이한 교단이지만 ‘조계’라는 명칭은 선불교의 특정가풍만을 표현하고 있다”며 “조계라는 말이 갖는 선종사의 독보적 위상은 부인할 수 없지만 한국불교가 중흥하고 세계에 그 가르침을 펴기 위해서는 선불교의 뜻만 표방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어 “조계종이라는 명칭에 국한돼 다양한 불교의 가르침을 기반해 형성된 불교자산을 승계하여 관리하는 법률적 주체로서의 지위에 조금이라도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된다”며 “조계종 출범 50주년을 맞는 현 단계에서 한국불교중흥을 추진하는 자성과 쇄신결사의 일환으로 종단적 차원에서 교단명칭의 문제를 공론화해 해결하는 게 우선적 과제”라고 말했다.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기조발제를 맡았다.
이와 함께 스님은 종지(宗旨)의 그릇을 보다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가세존의 자각각타 각행원만한 근본교리를 봉체하며 직지인심 견성성불 전법도생함을 그 종지로 한다’는 현 종지는 불교의 사상적인 한 측면만 강조하는 것으로, 현대사회에서 불법을 펼쳐야하는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 필요하다는 게 교육원장 스님의 의견이다.
이 자리에서 스님은 종지의 예로 “본 종단(교단)은 석가세존의 가르침을 깨닫고, 마음 밝혀 성불하여 일체 중생을 제도함을 지향한다. 특히 사부대중은 2600년을 이어온 불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한반도에서 1700년간 형성되어 온 불교재산을 보호하며 불법을 오늘날의 가르침으로 되살려 한국의 민족통일과 새로운 문명사에 대비하여 노력하며, 이 땅의 어려운 이웃과 고통 받는 중생이 있는 곳에 우리 모두가 아픔을 함께 하며 동체대비의 대승보살도를 실천하여 불국정토를 이룩함을 목적으로 한다”를 제시했다.
또 사회적 자비실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국불교를 현대화한다는 것은 과거의 불교바탕으로 오늘의 불교를 만드는 것”이라며 “은둔하는 불교, 이기적이고 소극적인 불교, 기도만 하는 불교, 참선만 하는 불교에서 연기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한국불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종단의 운영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중앙종무기관을 효율적이고 내실있는 기구로 만듦 △교구제도를 전법포교의 책무와 연계하여 시행 △전법교화 현장 및 종단운영에 비구니 스님의 적극적인 참여 △전문 종무원 제도 도입 △재가불자들의 불교시민단체 활동 적극 지원 △출가제도를 현실에 맞게 전면 쇄신하고 젊은 출가자를 교단이 전적으로 지원 육성하는 일 등을 과제로 제안했다.
현응스님은 “지난 열 한번의 토론주제는 한국불교 자성과 쇄신을 위한 주제들이었고 그 내용이 결국 승가교육을 통해 이룩해야 할 것”이라며 “조계종의 종파불교적 사상적 정체성과 낙후된 교단운영시스템은 전면 혁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재무부장 도문스님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우리 종단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위기감을 절감하는 자리가 자성이고 발심이며, 위기의 원인을 보고 대안을 마련해 정진하는 자리가 바로 쇄신이요 원력”임을 강조했다.
이어 “자성에는 정직한 성찰과 아픔이 따른다”며 “백척간두에서 기꺼이 발을 내딛는 쇄신이 필요한 때 비상한 각오와 결단은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실현해 부처님의 정신을 사회와 역사에 구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며 이런 불교를 만들어갈 때 한국불교는 중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스님은 “대토론회를 통해 한국불교가 가야할 방향을 체계적으로 설정하고 실천과제를 생산해내는 일련의 과정들 모두 의미 있다”며 “대토론회에서 수렴된 방향과 실천과제들이 승가교육의 현장에서, 전법포교의 현장에서, 사회와 문화의 현장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